신앙 관련

회개와 회계_네가 훔친 것들

레갑 2023. 3. 24. 19:30

더 글로리

최근에 아내가 나를 찾아와서는 넷플릭스에서 인기가 높은 '더 글로리' 드라마에서 기독교에 대해 묘사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중 교회 목사님의 딸로 나오는 '사라'가 '동은'이에게 '자신이 지은 모든 죄를 하나님께 회개 기도하고 용서를 받아서 자신은 천국을 갈 수 있다'라는 대사의 내용이었다.

아내는 사라가 하나님이 받으시기에 합당한 '회개'를 했다면 동은이에게 그렇게 대하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기도만 한 것이지 '회개'를 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나는 성경에는 어떻게 써 있는지를 물었는데 예수를 믿기만 하면 구원받는다는 일반론적인 구원관만을 이야기하고 애매모호한 기준을 이야기해서 좀 답답했다.

'기독교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나름 믿음이 있다는 아내조차 회개에 대해 성경에서 어떻게 답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답하지 못하다니...' 

 

남김없이 다 갚으라

사람이 살다보면 죄를 범할 수 있는데 그 죄에 대해 어떤 댓가를 치르느냐가 중요하다. 성경은 죄의 댓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고 있다. 

"누구든지 여호와께 신실치 못하여 범죄하되 곧 남의 물건을 맡거나 전당 잡거나 강도질하거나 늑봉하고도 사실을 부인하거나 남의 잃은 물건을 얻고도 사실을 부인하여 거짓 맹세하는 등 사람이 이 모든 일 중에 하나라도 행하여 범죄하면 이는 죄를 범하였고 죄가 있는 자니 그 빼앗은 것이나 늑봉한 것이나 맡은 것이나 얻은 유실물이나 무릇 그 거짓 맹세한 물건을 돌려 보내되 곧 그 본물에 5분의 1을 더하여 돌려보낼 것이니 그 죄가 드러나는 날에 그 임자에게 줄 것이요 그는 또 그 속건제를 여호와께 가져올지니 곧 너의 지정한 가치대로 떼 중 흠 없는 숫양을 속건 재물을 위하여 제사장에게로 끌어올 것이요 제사장은 여호와 앞에서 그를 위하여 속죄한즉 그는 무슨 허물이든지 사함을 얻으리라"(레위기 6장 2절~7절)

물론 여기서 속건 제물로 드려지는 '흠 없는 숫양'은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그 보혈의 공로로 '무슨 허물이든지' 사함을 얻는다.

그런데 여기서 '더 글로리'의 사라처럼 많은 기독교인들이 착각을 하는 것이 있다. 죄 사함을 얻는데 예수를 믿는 것 뿐만 아니라 필수적인 또 하나의 과정이 있는데 이를 간과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빼앗아오거나 훔쳐온 물건을 그 임자에게 갚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회개하고 용서함을 받는다고 해서 빚진 돈을 떼어 먹어도 좋다는 뜻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나님께만 용서를 구하면 된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개독교라는 욕을 먹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렇다면 내가 잘못을 저질러서 나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을 찾아가서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받아야 하는 것인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 장본인이 가까운 곳에 살고 있지도 않다면 일은 더욱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까지는 그런 무리한 일을 요구하고 계셨다.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호리라도 남김이 없이 다 갚기 전에는 결단코 거기서 나오지 못하리라"(마태복음 5장 26절)

 

지극히 작은 자에게

예수님까지 다 갚기 전에는 '회개'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갚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갚기 어려운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성경은 서로 비슷한 곳이 많이 있어 그 내용이 같은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달라서 서로 보완하고 있다. 모세 5경에 속하는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는 여러 가지 제사의 방법을 기록한 대목이 나온다. 그래서 관주 성경을 통해 유사한 성경구절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지은 죄를 자복하고 그 죄값을 온전히 갚되 오분지 일을 더하여 그가 죄를 얻었던 그 본주에게 돌려줄 것이요"

민수기 5장을 보면 레위기 6장의 내용과 같은 구절이 있는데 그 다음 구절에 '솟아날 구멍'이 있다.

"만일 죄값을 받을 만한 친족이 없거든 그 죄값을 여호와께 드려 제사장에게로 돌릴 것이니 이는 그를 위하여 속죄할 속죄의 숫양 외에 돌릴 것이니라"(민수기 5장 8절)

즉 죄의 값을 본인에게 갚을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친족에게 갚을 것이요, 그것을 받을 만한 친족도 없을 때에는 하나님께 갚으라는 뜻이었다. 하나님께 갚는다는 것은 마태복음 25장에 방법이 나와 있다.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의 주리신 것을 보고 공궤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임금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가복음 25장 37절~40절)

하나님께서는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하나님께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고난 당하는 자들과 아픔을 나누고 소외되고 힘 없는 자들을 하나님 자신처럼 생각하고 긍휼히 여기신다.

부지중에라도 잘못을 저질러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고 회개한 사람이라면, 그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도 용서를 구하고 죄값을 치러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받을 수 없는 상태라면 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게 대신 갚아야 하는 것이다.

 

회개와 회계

대학교 1학년 고난주간에 하나님의 진심을 알고 눈물 흘리면서 회개하던 때가 생각난다. 그리고 레갑의 족속처럼 이 땅에 소망을 두지 않고 나그네 처럼 천국을 사모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며 살아 왔는데, 하나님 앞에 서서 회계할 그 날에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라고 칭찬받는 선한 청지기이길 소망해 본다.

 

* 인용 - 성경과의 만남(김성일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