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키우기
새벽을 깨우며
2022년 결산과 감사보고서 주석 작성, 법인세 신고, 사업보고서 작성 및 공시 등을 하고 나니 4월이 되었다. 그동안 격무에 시달린 몸을 잠으로 보상하려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3시에 잠에서 깼다. 다시 자려고 이불을 덮고 눈을 꼭 감았으나 좀처럼 잠이 들지 않고 오히려 잡생각만 많아졌다.
'이 참에 AI를 활용한 경비정산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해 볼까?'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AI를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회사를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쳇GPT로 인해 개인들의 AI에 대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관심도와 내가 잘 알고 있는 회계지식을 활용하여 회사의 AI 제품과 서비스를 신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지난 주간회의때 회계프로그램을 업으로 하는 회사에게 AI에 대한 제안을 했으나 잘 안되었다는 영업 보고가 있었는데, 회의 후 CFO에게 기존 AI에 회계 경비정산에 특화된 AI를 개발하여 회계프로그램을 업으로 하는 회사들에게 제품과 용역을 팔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면서, 필요하면 TF를 만들고 거기에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물론 피드백은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던 차에 새벽에 눈이 떠졌고 다시 자기도 만만치 않았다. 이 참에 말로만 이야기 했던 '경비정산에 특화된 AI 개발'을 문서로 정리해 보는 것이 생산적일 것 같아 거실에 나와 정리를 시작했다.
AI를 활용한 회계업무 수행
회사의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하는 기존 개념은 회사가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해서 회사를 설득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직원의 일을 AI가 대신 수행하여 직원의 업무를 줄여주는 방식으로 컨셉을 생각해 보았다. 기존에 이와 유사한 것이 RPA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단순반복적인 일을 로봇이 대신해 주는 개념이다. 여기에 AI를 강화학습을 통해 유사한 업무지만 다양한 변수들에 대한 처리방안을 학습하여 대처하면 실질적인 효과로 상품화가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서, 수행할 회계업무의 범위를 생각해 보았다.
1단계) 적격증빙(매입(세금)계산서, 카드전표, 현금영수증)의 수집한 거래의 경비 자동전표 작성
2단계) 비적격증빙(영수증 등), 기안서 등의 수집한 거래의 경비 자동전표 작성
3단계) 정산시기가 도래한 채권 및 채무 내역을 보고하고, 정산 처리하는 채권채무 자동정산전표 작성
4단계) 국세청에 접속하여 매출(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발행내역을 자동전표 작성
5단계) 근로계약서, 기안서 등으로 급여 내역을 보고하고, 급여 자동전표 작성
6단계) 1,2단계에 자산 등재 프로세스를 추가
문서화를 해보니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과 AI에 대해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음을 느꼈다. AI의 용량, AI와의 소통방식, 배포 사이트 운영, 개별 셋팅 및 기존 회계시스템 접속, AI 활용에 따른 책임 범위, 특허 및 사업권 보호 방안, RPA처럼 수행하는 방식 등등등.
또한, 역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세무사 기장대리를 맡기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와 고객이 부담할 수 있는 비용을 고려했을때 사업성이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는데, 결코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AI 키우기
'AI를 활용한 회계업무 수행'을 진행하기에는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것이 많음을 느꼈으나, AI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도를 사업으로 연결하고픈 마음은 그새 점점 더 커졌다.
'AI를 개인이 학습을 시켜 성장시키는 컨셉을 도입하면 어떨까?'
예전에 온라인상에 펫을 키우는 것처럼 AI를 개인이 강화학습을 시키고 개인화하여 개인에 특화된 자신만의 AI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자신만의 AI로 키워 궁극적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AI가 수행한다면 'AI를 활용한 회계업무 수행'까지도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다 문득 TV에서 SK텔레콤 광고가 생각났다. '에이닷'이라는 AI와 이야기를 하는 학생의 모습이었다.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 삼성 '빅스비'처럼 제한적인 수준인 것 같았다. 그러나 대기업은 벌써 준비하고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아직 비집고 들어갈 틈은 있다고 생각이 든다. 개인들이 기대하는 AI의 수준에 맞는 특정 분야의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라고...
혹시 회사내에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AI 전문가가 있을까요?... 있으면 연락주세요.